YJ의 외국어 공부 여행기 - Season #1

YJ의 외국어 공부 여행기 - Season #1

오늘은 나 자신을 간단히 소개도 하고 겸사겸사 과거도 돌아볼 겸 나의 외국어 공부 여행기를 포스팅해보고자 한다.

 

본 포스팅에서는 나의 외국어 공부와 관련된 전반적인 히스토리에 대해서만 일기의 형식으로 기술하겠다.

공부했던 각 언어에 대한 내용은 현재와 앞으로의 계획을 함께 담아 별도로 포스팅할 계획이다.

 

 

 

---

YJ의 외국어 공부 여행기 - Season #1

 

1.  외국어에 1도 관심 없던 평범한 경제학도 YJ

 

학생시절의 나는 말 그대로 ‘평범’했다. 딱히 뛰어나지도, 모나지도 않은 평범한 문돌이 학생이었다.

수학 성적이 비교적 좋았지만 문과 성향이 강했던 나는 재수를 거쳐 숭실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당시에는 만족하지 못했지만, 사실 실력에 맞게 진학한 것 같다)

 

외국어 영역의 경우 입시만을 위한 공부를 하며 2~3등급을 오르내리는 정도의 실력이었다.

외국어에 자신이 있거나 흥미를 느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

 

참고로 언어영역은 내가 가장 못하고 싫어하는 영역이었고 늘 3~4등급을 오갔다.

(수능에서도 아마 4등급인가를 받아서 평가에서 언어영역이 제외되는 숭실대에 진학)

 

이처럼 나는 언어 분야에 흥미나 재능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10대를 보냈다.

대학교 1학년때도 학교 자체적으로 치렀던 모의 토익시험에서 500~600점대 점수를 받으며 이를 증명했다.

 

 

 

---

 

2.  YJ, 편입 영어에 도전

 

대학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미래도 불투명했던 나는 군 전역 후 2학년 생활과 병행하며 상위권 대학 경영학과만을 목표로 편입 시험을 준비했다.

(참고로 당시 대부분 대학의 편입시험은 독해와 문법 위주의 굉장히 어려운 영어 시험이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현재까지 통틀어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한 1년이었던 것 같다. 

실력 면에서는 큰 진전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원하는 결과는 얻지 못했고, 3학년이 되어 대학생활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에 결과를 수긍할 수밖에 없었고 최선의 노력이었기 때문인지 아쉬움은 전혀 남지 않았다.

그리고 편입시험의 지나치게 높은 경쟁률과 최상위권 실력자들에게 일종의 벽 같은 것을 느끼기도 했다.

 

 

 

---

 

3.  미드에 중독된 YJ

 

3학년이 되어 무기력 속에서 대학생활을 지속하던 나는 열심히 공부한 영어가 아까워서 남는 시간에는 집에서 미드만 주구장창 봤고, 미드를 보며 간접적으로 접하는 영미권 문화와 영어의 매력에 처음으로 깊게 빠져들었다.

 

미래가 보이지 않았던 당시의 나는 반쪽짜리에 불과했던 내 영어를 갈고 닦아서 부족한 학력을 보완하고 취업에 성공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솔직히 말하면 갈 곳 없는 열정의 도피처였다)

 

한편 당시는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친 중국이 경제적으로 급성장하는 시기였다.

중국어 광풍의 초기 단계였는데, 영어 외에 뭐라도 한 가지 더 미리 준비해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여름방학 때 학원에서 중국어 기초 강의도 들었다.

 

 

 

---

 

4.  26세 YJ, 영어·중국어 단기 어학연수

 

영어를 절망 탈출의 동아줄로 삼았던 나는 3학년 2학기를 마친 후 휴학계를 내고 당시 유행했던 필리핀-캐나다 연계 어학연수를 준비했다.

 

---

 

대입 재수를 했던 터라 마음이 조급 했기에 총 8개월(2+6)의 단기 연수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처음으로 해외를 경험한 청년 YJ는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에서 큰 문화적 충격과 세계관의 변화를 경험했고 매우 값진 8개월을 보냈다.

(인터넷을 보면 필리핀 거주 경험자를 묻지 마 내려치기 하는 것 같던데, 누가 뭐라 하든 내게는 값지고 큰 성장이 함께한 시간이었다)

 

---

---

 

영어 어학연수를 마친 뒤에는 곧바로 준비해서 약 3개월간 베이징에서 간단히 중국어를 공부하고 여행했다.

 

 

이렇게 1년이 조금 안 되는 기간에 밀도 있는 해외 생활을 마친 나는 외국어 면에서의 발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완전히 새로운 경험과 목표, 자아의 발견이라는 훨씬 값진 것들을 얻었다.

 

 

 

---

 

5.  4학년 YJ, 거듭되는 취업 실패와 글로벌 인턴십 경험

 

연수 후 바로 4학년으로 복학한 나는 학업과 취업준비를 병행했고 2학기에는 본격적으로 하반기 공채에 지원했다.

그러나 수십 개의 기업에서 단 한 번의 면접 기회도 얻지 못하고 졸업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간 아주 잠깐이나마 회복됐던 자존감이 다시 한번 처참히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10년에 가까운 진심 어린 노력을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기분이었다.

 

 

 

---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스펙과 경력을 보완하기 위해 겨울에 모집하는 정부 글로벌 인턴십(국내 외국계 기업 근무)에 지원 후 다행히 합격했다.

 

---

---

 

나는 스페인 카탈루냐 정부 무역투자 진흥청 서울 사무소로 배정받았고, 근무 연장을 통해 여름까지 6개월간 일했다.

카탈루냐 주정부의 한국 사무소였고 바르셀로나 출신 관장님과 정직원, 독일인 인턴이 있었다.

유일한 한국인으로서 유럽인들과 함께 일하며 영어와 한국어로 실무를 해볼 수 있는 너무나도 값진 시간이었다.

 

 

 

---

 

6.  취업 재수생 YJ, 거듭되는 실패 끝, 삼성물산(상사) 해외영업인이 되다!

 

당시에는 흔하디 흔했던 졸업 유예자 신분으로 인턴십과 취업 준비(재수)를 병행하던 나는 2013년 상반기 대기업 공채에도 수십 장의 지원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2012년 하반기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기업에서 면접의 기회도 얻지 못했다.

 

But, 가장 마지막에 면접의 기회를 준 단 한 개의 기업이 있었다.

바로 삼성물산(상사), 진심으로 당시 내가 가장 가고 싶었던 꿈의 기업이었다.

 

 

 

---

 

이후 나는 내가 현실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에 가까운 역량으로 면접을 마쳤고, 결과는 합격이었다.

도대체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합격 요인을 굳이 말해보자면, 먼저 나는 당시 삼성물산이 주는 최대 가산점을 챙기고 지원했다(신HSK 6급, 한자 2급).

그리고 실무진 면접에서는 유관 부문의 인턴 경험으로, 임원 면접에서는 돌발 중국어 능력 테스트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던 것이지 않았나 싶다.

 

 

 

---

 

7.  예비 삼성맨 YJ, 서부 유럽여행

 

주변의 축하 속에서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나는 그룹 오리엔테이션 입교일 전까지 시간이 다소 남아있어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금전적인 부담도 있고 해서 3주간 타이트하게 일정을 짜서 영국-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주요 도시 만을 둘러봤고, 유럽 대륙만의 또 다른 매력을 경험하며 세계관이 다시 한번 크게 확장됐다.  

 

---

---

 

여러 국가들을 경유하는 여행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함으로써 예비 상사맨으로서 필요한 경험을 축적하는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나는 여행 내내 영어라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가치를 절감할 수 있었다.

또 3주간 나름 길지만 타이트한 일정의 여행을 계획대로 잘 마쳤기에 일종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낸 것만 같은 생각에 큰 성취감도 느꼈다.   

 

 

 

---

 

여하튼 이렇게 침체 속에 있던 내 인생은 편입 영어에 손을 댄 순간부터 아주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고 마음 속 1위 기업에 취업함으로써 그 첫 번째 결실을 맺었다.

 

 

20대 중반부터 차츰 바뀌기 시작한 내 인생의 중심에는 늘 외국어가 자리 잡고 있었다.

 

 

외국어로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